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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이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써 내려갈 수 있도록
등록일2026.04.24. -
신 짜오!
존경하는 레 밍 흥 총리님, 그리고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제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첫 국빈으로 한국을 방문해 주신 분이 바로 또 럼 당 서기장님이십니다. 이번엔 제가 베트남의 새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첫 국빈으로 하노이를 찾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틀 전 하노이에 도착해 마주했던 밤거리의 풍경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천년 고도(古都)의 숨결이 깃든 호안끼엠 호수 너머, 대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불빛의 물결에서 베트남의 뜨거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구의 절반이 30대 이하인 젊은 나라, 연평균 7%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어가는 아세안의 경제 심장, 베트남의 역동적인 변화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경제인 여러분들이야말로 그 눈부신 성취를 만들어 낸 주역이십니다. 여러분의 열정과 도전정신에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존경하는 양국 경제인 여러분.
베트남과 한국이 함께 한 33년의 역사는 상호 신뢰가 공동 번영의 지름길임을 보여준 쉼 없는 성취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92년 수교 당시 65억 불에 불과했던 양국 간 교역액은 현재 1천억 불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한국과 베트남은 서로에게 ‘3대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1만여 개에 달하는 한국기업들의 활약으로 대한민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무엇보다 값진 성과는 우리 양국 국민의 마음이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의 진실한 마음(心)이
세 개의 치밀한 전략(才)과 맞먹을 만큼 귀하다.”
베트남의 대문호 응우옌 주가 남긴 말처럼, 상호이익을 넘어 서로를 아끼는 진실한 마음이야말로 양국 협력을 더 단단하게 만들 핵심적인 기반입니다.
하노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블랙핑크의 공연에서, 양국 국민은 언어의 장벽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베트남의 쌀국수는 어느덧 양국 모두의 ‘국민 음식’이 되었고,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다낭은 ‘경기도 다낭시’라 불릴 정도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지난해 약 500만 명이 넘는 한국인들과 베트남인들이 양국을 오가며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굳건한 신뢰와 우애가 있기에, 한국과 베트남은 어떤 위기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함께 성장하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도약이 곧 한국의 성장이었듯이, 이제 베트남의 미래가 곧 한국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양국의 경제인 여러분.
중동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공급망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등 첨단 과학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역설적으로, 양국이 쌓아온 단단한 우호와 협력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베트남의 상징인 연꽃은 어려움 속에서 맑고 깨끗하게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혼탁한 진흙에서 더욱 빛나게 만개하는 연꽃처럼, 양국은 더욱 강력한 협력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세 가지 협력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미래 첨단산업의 씨앗을 함께 뿌려야 합니다.
양국 간의 협력은 이미 전통적인 제조업 부문을 넘어 AI, 반도체, 디지털 등 미래 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그간 베트남에서 반도체 패키징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의 기틀을 착실히 다져왔고, 앞으로도 생산설비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도이머이(쇄신)’ 정신을 계승한 베트남의 젊은 인재들이 전기 전자, 자동차 등 한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레 밍 흥 총리님께도, 한국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세심히 살펴봐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둘째,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 및 에너지 협력의 토대를 닦아야 합니다.
자원과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경제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필수요소입니다.
양국이 원유, 희토류 등 주요 전략자원 분야에서 견고한 안전장치를 만들어 간다면, 그 어떤 경제적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전, 재생에너지, 장거리 전력망 구축 등 에너지 분야 전반에 걸쳐 양국 간 협력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만큼, 앞으로 상호 협력의 지평을 더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셋째, 과학기술 협력으로 미래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지난 30여 년간 양국은 공동연구, 인력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협력으로 공고한 신뢰를 쌓아왔습니다.
첨단과학기술이 국력을 결정짓는 기술 패권 시대, 이제 양국의 과학기술 협력은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합니다.
어제 양국이 체결한 한-베트남 과학기술 혁신 마스터플랜 프레임워크를 통해,
양국은 과학기술 협력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레 밍 흥 총리님, 그리고 경제인 여러분.
지금 우리는 국제 경제 질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중대한 격변기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의 파고를 헤치며,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 주석께서 남긴 한 말씀을 되새깁니다.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
즉 “변하지 않는 것으로 모든 변화에 대응한다”라는 지혜의 한 마디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기입니다.
30여 년 동안 쌓아온 양국의 변치 않는 우정이야말로 우리 앞에 닥친 복잡한 변화에 대응할 가장 확실한 대답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양국 기업들이 험난한 파도를 헤치고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써 내려갈 수 있도록, 든든한 나침반이자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께서 그 설레는 항해의 주인공이 되어주십시오.
양국의 무궁한 발전과 경제인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신 깜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