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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통령실

대통령의 말과 글

'김대중 없는 김대중의 길' 위에서

2025.08.18
'김대중 없는 김대중의 길' 위에서 썸네일

산뜻하게 불어오는 바람 한 점에도 그리움이 스며드는 그 이름, 김대중 전 대통령님을 추모합니다.

 

군부독재의 군홧발 아래 국민의 삶이 짓밟혔던 시절, 김대중은 '희망의 이름'이었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겨울을 견뎌 끝내 봄을 꽃피울 수 있다는 '소망의 이름'이었고 모진 고난 앞에서도 꿈을 잃지 않으면 새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기회의 이름'이었습니다.

 

차가운 감옥 벽을 뚫고, 머나먼 망명의 길을 뛰어넘어 거목(巨木)의 뿌리는 더 깊어졌고, 가지는 더 멀리 뻗어나갔습니다. 

그로 인해 멈췄던 민주주의가 다시 숨을 쉬고,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닌 이들이 통합과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대통령님 떠나시고 한동안 우리를 지배한 것은 ‘김대중 없는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는 슬픔과 두려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운 16년의 세월을 지나, 우리 모두 어느덧 '김대중 없는 김대중의 길' 위에 서 있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던 대통령님의 말씀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나침반으로 거듭나, 국민 주권이 흔들렸던 역사적 순간마다 우리를 일깨웠습니다.

 

대통령님이 남기신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은 혼돈 속에 번영의 새 길을 찾아내야 할 우리의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역사는 기억하는 이들의 것이며, 희망은 실천하는 이들의 몫입니다.

 

격동하는 위기의 시대, 거인 김대중의 삶에서 답을 찾겠습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IMF 국난 속에서 IT강국의 초석을 놓았고, 복지국가와 문화강국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숱한 역경에도 언제나 한발 앞서 나라의 미래를 설계했습니다. 온갖 음해를 이겨내며 한반도의 봄을 앞당겼고, 끝내 조국과 민족에 자신을 바쳤습니다.

 

누구보다 국민의 저력을 믿었던 위대한 민주주의자.

오직 국익과 민생을 우선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낸 실용주의자.

김대중 대통령께선 끝난 줄 알았던 그 길의 끝에서 스스로 길이 되어주셨습니다.

 

대통령께서 앞장서 열어주신 그 길 따라서, 멈추지 않고 직진하겠습니다. 때로 지칠 때마다, 때로 멈추고 싶을 때마다 거인의 치열했던 삶을 떠올리겠습니다.

 

김대중이 키워낸 수많은 '행동하는 양심'들을 믿고 흔들림 없이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잘 사는 나라', 

'평화가 강물처럼 넘쳐흐르는 나라'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그곳에서, 변함없이 우리의 등불로 함께 해주십시오.